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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연구회 숙제

금메달만 따면 구타·폭언쯤은 괜찮나 -2010.11.26

금메달만 따면 구타·폭언쯤은 괜찮나 (소셜웹 트렌드 스터디 일일숙제 2010.11.26)
경향신문 사설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11232206555&code=990101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볼링 국가대표팀이 때아닌 ‘구타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볼링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6개나 따며 선전하던 터라 안타깝게 다가온다. 대한체육회에서 진상조사에 나섰다고 하니, 신속하게 진실을 규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어물쩍거리다가 행여 전체 선수단의 사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이번 ‘구타 논란’은 낯이 다 후끈거린다. 지난 22일 벌어진 남자볼링 5인조 경기에서 감독은 선수를 발로 차고 두 손으로 뺨까지 때렸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야, ××야, 똑바로 안 해?” “이 ××야, 코치가 그것도 모르냐” 등의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감독은 선수를 긴장시키기 위한 행동이며 구타는 아니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설사 본인 말대로라 해도 주위에는 그렇게 비쳐지지 않았으니 문제다. 더구나 수많은 외국인들이 지켜보는 경기장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 것은 국제적 망신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구타 논란’은 금메달에 목을 매는 체육계 일각의 비뚤어진 풍토를 다시 한번 환기시켜준다. 성적 지상주의에 함몰된 결과 선수들은 인권 유린에 가까운 훈련을 감수하고, 지도자들은 인격 모독에 해당하는 폭언도 서슴없이 한다. 병역 혜택을 금메달의 당근으로 내거는 것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부 언론에서는 아예 금메달의 영광보다 군대에 안 가게 된 것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무엇보다 씁쓸한 것은 뭐가 문제냐는 당사자들의 무감각이다. 볼링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자존심을 버려야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떤 선수는 “군대에 가지 않게 됐다”며 좋아했다는 소식이다. 이들에게 스포츠는 뭔가를 얻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인상마저 준다.

대한민국은 이제 아시안게임 금메달 하나에 목을 매는 시시한 나라가 아니다. “금메달만 따면 다냐”라는 비난이 공공연히 나도는 나라가 돼서도 안된다. G20 의장국임을 자랑하는 나라가 국제 스포츠무대에서 구타와 폭언으로 구설수에 오른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